차가운 바람 속 따뜻한 여운, 고흥에서 만나는 쉼

입력 2025년02월03일 14시06분 더피플뉴스 = 박다원 기자

"2월의 고흥, 겨울 바다와 별빛이 머무는 곳"

쑥섬(난대원시림)

 

겨울 여행하면 온천이나 실내 관광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고흥은 조금 다르다. 한적한 겨울 바다와 진한 바다의 맛, 그리고 조용히 스며드는 풍경이 주는 위로가 있다. 떠나고 싶다면? 2월의 고흥이 제격이다.


  겨울 바다는 늘 그렇듯 깊고 조용하다. 고흥의 거금도 익금해수욕장, 두원 풍류해수욕장, 남열해돋이해수욕장은 겨울에도 빛을 잃지 않는다. 익금해수욕장과 풍류해수욕장은 인파 없이 겨울 바다를 온전히 만끽하기 좋고, 남열해돋이해수욕장은 일출 명소로 유명하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떠오르는 해를 마주할 때, 온몸이 서늘하면서도 묘하게 따뜻해지는 순간이 있다. 이것이 겨울 바다의 매력이다.
 
고흥에서도 유독 고즈넉한 곳이 있다면, 바로 쑥섬이다. 겨울이면 바람이 불고, 바다는 낮게 인다. 그 속에서 오래된 원시림은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섬을 천천히 걸으며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진다. 쑥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와 음료를 맛보는 것도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이다.

 

겨울바람을 맞았다면 뜨끈한 국물이 필요하다. 고흥의 매생이 칼국수와 떡국은 그럴 때 딱 맞는 음식이다. 매생이 칼국수는 부드러운 면발과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어우러져 한 숟갈 뜨는 순간 온몸이 녹는다. 여기에 싱싱한 굴이 더해진 매생이 떡국은 한층 더 깊은 맛을 자랑한다. 한 그릇을 비우고 나면, 겨울이 더 이상 춥지 않다.

 
겨울이 깊어질수록 삼치는 더 맛있어진다. 특히 나로도 삼치는 육질이 단단하고 기름이 올라 겨울철 별미로 손꼽힌다. 횟감으로 즐겨도 좋고, 구워 먹으면 껍질이 바삭하게 올라가며 고소함이 배가된다. 삼치탕수와 삼치커틀렛 같은 색다른 요리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고흥의 삼치는 그만큼 특별하다.

 

고흥 굴

 

겨울은 굴의 계절이다. 고흥의 굴은 갓 잡아 올려 신선함이 남다르다. 굴구이, 굴찜, 굴무침, 굴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지만, 굴 본연의 바다 향을 느끼는 순간 고흥의 겨울이 입안에서 완성된다.


고흥의 낮이 바다와 산으로 채워진다면, 밤은 별이 주인공이다. 우주천문과학관에 오르면 머리 위로 광활한 우주가 펼쳐진다. 겨울 밤하늘은 유난히 또렷하다. 차가운 공기 덕에 별빛은 더 선명하고, 밤은 깊을수록 아름답다. 천문과학관에서는 망원경을 통해 달의 크레이터를 관찰하거나 멀리 떨어진 행성을 찾아볼 수도 있다. 돔 안에서 별자리 설명을 들으며 우주를 탐험하는 경험은 특별한 낭만을 선사한다.

 

고흥의 겨울은 요란하지 않다. 대신 바다와 음식, 풍경이 조용히 스며든다. 따뜻한 무언가가 필요한 계절, 고흥은 그렇게 겨울을 건너는 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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